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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신흥강국 대한민국의 보배 성시안 
작성자 이현수 등록일 2016-09-22 조회수 1016 제공부서
첫 곡 베토벤의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이 시작되고 나서
두 번째 앵콜 연주곡인 '그리운 금강산'을 마칠 때까지
마치 감전이라도 된 것 같은 찌릿찌릿한 자극과 함께 팔과 등에 소름이 돋고 털이 곤두섰다.
달빛도 없는 캄캄한 밤에 공동묘지를 지나가는 것 같았고
등 파인 옷을 입고 눈보라 몰아치는 설원에 서 있는 것 같았다.

악기와 악기의 소리가 공명을 하고
악기들과 공간이 공명을 하고
지휘자 성시안의 자姿와 태態가 바다 건너 온 이방인 연주자들의 기技와 성聲과 공명하는 순간이었다.

기억할 수 있는 것으로 치자면 수원시향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시리즈 연주회가 되겠지만
아무리 길게 봐도 5년은 넘지 않는 시간이었다.
선의를 갖고 고전음악감상이라는 새로운 장으로 발을 딛게 이끌어준 이가 있었고
목표를 가진 음악도에 비할 일은 아니지만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 같은 것도 있었다.
라디오와 PC 속 동영상, 그리고 CD가 내 귀를 열어주었고
수원시향과 경기필과 인연이 닿은 몇몇 연주단체와 연주자들이 내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다.
그러다가 어젯밤, 독일에서 온 한 오케스트라를 연주한 성시연으로 인해
내 안에서 처음 꽃봉오리 하나가 꽃을 피웠다.

연주실황 녹음 계획이 있었는지 무대에 10개가 넘는 마이크가 설치되어 있었고
연주 시작 전에 악장 중 박수를 삼가달라는 안내방송도 있었다.
그때문이었는지 어젯밤 연주회에서 객석의 박수소리에 조심하는 듯한 기색이 역력하게 느껴진 것과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나 악장 중에 박수소리가 터지는 조금 아쉬운 순간들도 있었지만
다른 모든 것을 떠나 계속 진화 중인 지휘자 성시연을 확인한 것으로
어젯밤 연주회는 충족에 조금에 모자람이 없는 연주회였다.

성시안은 먹물을 듬뿍 묻힌 붓처럼 유려하게 종이 위를 춤추듯 흐르다가도
한순간 강철 펜보다 더 강렬한 갈필渴筆이 되어 긋고 찌르고 내지르는 지휘자다.
성시안은 빠른가 하면 느리고 부드러운가 하면 강렬하며
춤을 추는가 싶다가도 이내 싸움꾼의 자세로 돌변하는 지휘자다.
성시연은 결코 경기도의 자랑으로 끝날 지휘자가 아니다.
그는 이미 클래식 강국 대한민국의 자랑이요,
음악을 사랑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지휘자가 될 큰 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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